슈퍼셀의 개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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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셀의 게임들을 보면 모든 것들이, 디자인, 아트 그리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은 각 파트가 많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목표를 통일했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회사’에서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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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나와있는 대다수의 게임들은 게임 회사에서 개발을 한다. ‘회사’이기 때문에 수익을 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이 때문에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시장에 포화될 수 밖에 없다. 게임 개발자가 획기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도 개발을 위해선 최초 승인 절차를 거쳐야한다.

게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게임 개발자일지언정 회사에서 개발 승인을 받기 위해선 수익성을 증명해야하는데, 재무부서 등 게임 산업 경험이 적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중에 나와있는 비슷한 제품에 대해 분석해서 매출을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발 승인을 받더라도 일반적으로 임원진에게 월간 리뷰를 진행한다. 월간 리뷰에선 게임 개발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데, 여러 부서에서 참여하는 대규모 위원회의 성격을 띄고 있어 누구의 신경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한 구조다.

뿐만 아니라 최초 승인 절차와 월간 리뷰 모두 실질적인 게임 개발과는 상관 없지만 프로젝트의 승인Greenlight을 결정하므로 개발자는 회의 후 버려질 자료를 준비하느라 매달 일주일 가량의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게임 개발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개발 상황을 설명해야하기 때문이다.

슈퍼셀의 CEO는 이런 일반적인 게임 회사의 구조에서 성공한 게임들 사이의 공통분모가 무엇인지 정리했다.

  1. 아주 훌륭한 팀을 가지고 있었다.
  2. 모두가 적시에 출시되었다. (타이밍이 좋았던 것이므로 거의 운에 의한 것이었다.)
  3. 경영진이 덜 관여할수록 게임 성공 가능성이 크다.

그는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거의 우연의 결과였고, 일반적인 게임 회사의 프로세스는 오히려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몇년 후 프로세스라는 것은 아무리 깊이 생각해서 만든다해도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이밍라는 운은 통제할 수 없지만 팀은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최고의 팀을 구성하고 팀의 작업을 지연시키지 않는 환경이라면 게임이 성공할 가능성이 올라갈 것이하고 생각했다.

이러한 결론을 통해 회사가 팀과 사람들에만 집중하고, 그 밖에 방해요소를 배제하는 구조를 떠올리게 되었다. 창립자나 경영진이 아니라 게임 팀이 회사의 중심이 되게 하여, 팀 자체가 제품의 비전을 소유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직도를 거꾸로 뒤집어 게임팀 자체가 게임을 소유하고 게임팀 각각이 회사내의 독립된 회사가 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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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이 아이디어는 너무나 혁신적이니까 팀이라고 부르지말고 셀이라고 부르자”라고 하였고 그렇다면 회사 전체는 뭐가 되는가 했더니 누군가가 슈퍼셀Supercell이라는 이름을 제안해, 여기에서 회사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중심이 되는 프로세스를 배제했기 때문에 모든 팀이 서로 다르고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하므로 독립적으로 훨씬 다양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었다.

슈퍼셀의 CEO는 가장 영향력이 약한 CEO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경영진의 역할을 최고의 팀을 구성하고 최고의 팀이 성공하기 위한 최상의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정의한다. 최상의 환경이란 고급 오피스를 의미하지 않으며, 팀이 조직에서 저항을 받지 않고 순항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그렇게 하면 승인 단계가 불필요해져서 실행에 가속도가 붙을 뿐만아니라 개발자들이 게임과 플레이어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의사결정의 품질도 개선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팀이라는 내용을 뒤집어 보면 책임이라는 어려운 주제가 존재한다. 각각의 팀원은 다른 팀원들 뿐만아니라 다른 슈퍼셀 직원들에게도 책임을 가지게 된다. 슈퍼셀은 책임을 경영진이 지는 것이 아니라 팀이 가지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 중단 결정에 대한 책임도 팀이 가지게 된다.

슈퍼셀은 많은 게임을 제작 중단하였고 그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 물론 게임 개발 중단이나 실패라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 아니지만 픽사가 종종 “실패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에서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부분이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게임도 마찬가지로 실패가 없다면 히트작도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실패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목표수준이 너무 낮은 것이고 충분한 위험 감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슈퍼셀이 이런 기업문화를 가지고 지난 몇년간 얻은 몇가지 교훈과 도전은 다음과 같다.

BEST TEAMS MAKE BEST GAMES

슈퍼셀은 처음 창립할때 “최고의 사람들이 최고의 게임을 만든다”라고 했었지만 몇년간의 경험에 의해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훌륭한 팀을 구성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스포츠팀에 비유해 보면, 최고의 팀이란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모인 선수들이 다함께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경우이다.

SMALL TEAM DOUBLE EDGED SWORD

소규모팀은 더 나은 품질에 도움이 되고 일도 더 재밌게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첫째, 목표 수준은 매우 높은데 내부적으로 전문성이 모두 확보되지 않은 소규모의 팀이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스트레스일 수 있다. 둘째, 소규모의 팀으로는 플레이어를 만족시킬만큼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어렵다.

물리적 조직체계가 거의 없다는 것도 또 다른 양날의 검이다. 슈퍼셀에는 채용, 오피스 관리, 행정 등의 분야에 대한 담당자는 있지만 HR 부서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람과 팀을 그렇게 중요시한다면서 도대체 왜 HR 부서가 없나?”라는 질문을 할 때, 슈퍼셀은 “사람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HR을 제3자에게 아웃소싱할 수 없습니다. HR 문제가 발생할 경우 Lead와 당사자 사이에 해결되는 것을 원합니다”라고 답변한다.

슈퍼셀의 기업문화에서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슈퍼셀이 보유한 4개의 게임 대부분이 개발 방향이나 개발 여부에 대해 강경한 내부 반대를 겪었다. 모든 게임 Lead가 참석한 회의에서 붐비치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전개되었고 많은 이들이 부정적 의견을 냈다. 여기서도 붐비치 게임을 개발 중단해야 하는가에 대해 거수로 투표를 했는데 붐비치 Lead를 제외한 모든 참석자가 개발 중단에 찬성했다.

그런데 붐비치를 중단해 버리면 게임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팀을 중시하는 슈퍼셀의 문화도 죽여버린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렇게 되면 슈퍼셀은 더이상 소규모의 독립된 팀을 중시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문화가 너무나 중요하므로 게임 개발을 중단하지 않기로 했고 다행히 게임이 크게 성공했다.

아마존 CEO Jeff Bezos가 “반대하되 헌신하라”라고 한 말을 인용하면, 반대를 하더라도 결정을 지지할 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린 팀에 대한 신뢰가 선행되어야한다. 슈퍼셀은 여전히 열띤 토론을 자주하며 이는 슈퍼셀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Top-down 경영, 팀 외부 세력의 영향력 행사, 규칙/프로세스 등 전통적 접근방식은 중력과 같아서 항상 당신을 끌어 당기려 하기 때문에 매일 저항해야한다. 그리고 당신이 성공할수록 이런 전통적 접근방식을 거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슈퍼셀의 네 개의 게임이 말도 안될 정도의 행운으로 성공했는데, 게임이 더 많이 성공할수록 더 많은 것을 하고 팀의 규모도 키우라는 압력을 받게 되는데 모두 저항해야한다. 그래야만 게임에만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슈퍼셀은 어떤 경우에도 제안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결과가 좋을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때도 있지만 결과가 나쁘더라고 괜찮다. 팀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지만 실패도 많이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실패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에서 필수적이다. 실패나 실수를 했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규칙을 만들자”하는 태도를 취하게되지만 슈퍼셀은 항상 규칙보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우선시하려 노력한다.

GDC 2018 - Supercell : How supercell turned the traditional org-chart upside down